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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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돌아왔다. 외국인들의 귀환에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022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설연휴 직후 3일간 5900억원 매도를 제외하면 9000억원 가까운 매수세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강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78억원을 순매수, 지난해 5월 15일의 4799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전 11시 기준 2151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강세가 이어져 지난 2일에는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이 올해 들어 최고치인 239.55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투자는 모든 수급주체 중 지수와의 연관성이 가장 높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매매 방향성이 지수와 일치한 것은 총 29거래일로 전체 거래일의 74.4%에 달한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은 이유다.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면서 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961.31로 끝냈던 코스피지수는 올 1월 들어 1840선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월 이후 재개된 외국인의 사자세에 지수는 이날 1950선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국내 이슈보다는 국제유가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의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3월 중순 주요국의 정책 발표와 산유국 회의 결과에 따라 매수 규모 확대를 기대해 볼 여지도 있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0일부터 이어지는 유럽 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일본 중앙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에서 통화완화정책과 금리인상 연기가 확정되면 외국인이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2월 베이지북 발표를 보면 3월 금리인상 확률은 높지 않다"며 "따라서 외국인의 자금 환수는 당장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혁 SK증권 연구원도 "최근의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유일하게 매수 주체로 나섰다"며 "원화 반등과 동시에 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 향후 환율이 진정되면 추가 유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내내 1000원 후반에서 1100원 초반을 오갔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1200원을 넘어 1230원선까지 오르는 등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당국의 구두개입 및 채권 수급 이슈 진정으로 이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최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해 재평가가 이어지며 기조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며 "추세가 한 번 형성되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특징이 있어 최근의 반등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