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증시환경 속에서 실적시즌에 접어든 중소형주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최근 급락장에서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강한 ‘맷집’이 돋보였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기에 접어들면서 중소형주의 기초체력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으면서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책에 힘입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강세와 더불어 스마트카와 정보기술(IT)부품 등 전방산업 투자가 확대되는 업종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주 강세 지속 전망

급락장에서도 강한 '맷집'…바이오·스마트카 중소형주 잡아라
제약·바이오 업종은 그동안 꾸준히 진행된 연구개발(R&D) 투자 효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의 역량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수출 성장세도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대장주 셀트리온이 상승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올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에 올 들어 연일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이후 바이오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바이오업종 ‘대어(大魚)’들의 상장 추진 소식도 관련주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에 영향을 줄 만한 대규모 약가 인하가 없어 위험 요인도 낮다”며 “연이어 나오는 신약 모멘텀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제약·바이오주가 시가총액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코스닥시장의 몸집 키우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내엔 셀트리온뿐 아니라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만한 R&D 성과나 뚜렷한 실적 상승을 달성한 업체를 중심으로 바이오주의 성장세가 차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카, OLED 투자 확대 수혜주

전기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카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30만대에서 2020년 약 600만대로 급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차량은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장태웅 파트너는 “예상보다 자율주행 차량이 빨리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까닭에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1위 업체인 엠씨넥스가 수혜주로 꼽힌다”며 “2차전지 생산시설 증설로 중국 내 2차전지 장비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피엔티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구조 전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관련 장비 발주를 늘릴 전망이다. OLED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화질이 좋으면서 얇고 구부리기가 쉬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3년간 글로벌 OLED 투자 규모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핵심장비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테라세미콘과 OLED 봉지장비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인 OLED 장비주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테라세미콘에 대해 “대규모 OLED 투자로 최소 2년간 설비 완전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신학수 파트너는 반도체 증착,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원익IPS와 디스플레이 패널 열처리 장비 생산 회사인 비아트론을 관련주로 추천했다. 신 파트너는 “비아트론은 중국 업체와 디스플레이용 장비 납품계약을 잇달아 체결했고 원익IPS는 삼성전자의 핵심장비 공급사로 반도체 투자 확대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