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4일 오후 11시40분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에 팔린다. 중국 자본이 국내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안방보험과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매각 대상은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57.5%(6191만주)다.

매각가격은 주당 1만8000원 안팎으로 총 1조1000억원가량(지분 57.5%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가격 등을 협의했다. 동양생명은 자산 기준 국내 8위 보험사다.

양측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매매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거래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우발채무 처리 등 막판 세부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거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된 신생 금융회사지만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0여년 만에 총 자산 7000억위안(약 126조원)의 종합보험사로 급성장했다. 작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나 두 곳 이상이 입찰에 들어와야 하는 유효경쟁 요건이 성립하지 않아 인수에 실패했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안방보험은 중국계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정영효/좌동욱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