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0일 오후 4시

[마켓인사이트] 롯데, 웅진케미칼 인수 포기…그룹 M&A전략 변화
웅진케미칼 인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된 롯데케미칼이 인수를 포기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과 GS그룹 계열사인 GS에너지, OCI(옛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유니드, 도레이그룹의 한국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 등 4곳이 참여했다.

롯데는 지난 7월 실시한 예비입찰에 참여,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으나 이번 본입찰에선 ‘그룹의 전략 수정'에 따라 막판에 입찰계획을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인수합병(M&A) 활동을 전면적으로 중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 56.46%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형덕씨와 새봄씨의 보유 지분 9.91%가 포함됐다. 인수가격은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법원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웅진케미칼 매각은 지난해 9월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회생계획안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 7월19일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15곳 내외의 인수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웅진그룹은 같은 달 24일 LG화학과 GS에너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유니드, 도레이첨단소재 등 5곳을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적격 인수후보 기업 가운데 롯데케미칼만이 본입찰에 불참했다.

웅진케미칼 인수전은 사모펀드(PEF)들이 주도하는 최근의 기업 M&A와 달리 오랜만에 대기업들이 맞붙은 거래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LG그룹과 GS그룹은 2004년 그룹 분할 이후 1000억원 이상 중대형 M&A에서 처음으로 맞붙어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그룹은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STX에너지 인수전에서도 경쟁하고 있어 웅진케미칼 인수전은 전초전 양상을 띤다.

웅진케미칼과 함께 매각 작업을 시작한 웅진식품은 지난 2일 국내 PEF인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