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종목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차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회사다. 해당 종목들은 뱅가드 물량 등 외국인들의 순매도나 실적 부진 탓에 상승 추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기관과 개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매도 상위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등락률이 4.06%에 달해 기관과 개인에 비해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등락률은 평균 0.14%였다. 개인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등락률이 마이너스(-) 19.56%로 부진했다.

개인은 올해 삼성전자(8307억7300만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LG화학(6733억4300만 원) 현대중공업(3915억5300만 원) 삼성엔지니어링(3762억5600만 원) 현대차(3285억2100만 원) 롯데케미칼(3010억9800만 원) 순이었다.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은 GS건설(2482억3600만 원)도 순매수 상위 7위에 올랐다.

오현석 삼성증권 멀티에셋전략 총괄이사는 "올해 외국인의 경우 뱅가드 물량을 감안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편" 이라면서 "개인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외국인 매도로 추세가 꺾인 종목을 '싸다'는 이유로 받아내는 투자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SK하이닉스로 7486억4100만 원을 기록했다. 이어 LG전자(4317억3300만 원) 현대백화점(1684억1700만 원) 호텔신라(1607억4500만 원) 삼성전자우(1293억7800만 원) 등 순이었다.

현대건설(1101억6400만 원) LG생활건강(1100억200만 원) 삼성SDI(1023억4900만 원) OCI(941억900만 원) LG패션(868억3500만 원)도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사 중 호텔신라의 경우 올해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분율은 지난해 말 29.80%(2012년 12월28일)에서 39.67%(2013년 5월14일)로 높아졌다. 이 기간 주가는 33.56% 올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기관도 외국인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커 1조6764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2조6397억 원)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현대차(9958억1500만 원) LG화학(4509억3300만 원) 기아차(3866억5900만 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를 차지했다.

올해 뱅가드 물량 이슈로 국내 대형종목들에 대한 매도세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뱅가드 물량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엔 해당 종목들에 대한 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총괄이사는 "국내 대형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는 해당 종목들의 개별 이슈가 부각됐다기보다 주간 단위로 일정하게 쏟아져나오는 뱅가드 물량의 영향이 크다" 며 "관련 물량이 해소된 이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