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양호한 성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말 소비특수가 증시의 상승재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지난 23일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세일 행사에 들어갔다.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진다고 하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26일 온라인 쇼핑 대목인 '사이버 먼데이' 등이 이어지며 미국은 크리스마스 연말 쇼핑 시즌에 접어든다.

유럽발 재정위기 및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미국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가결산 결과는 나쁘지 않다.

전미소매연맹(NRF)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주말 동안 온오프라인 방문자수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1인당 평균소비액도 전년동기간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퍼트랙 집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쇼핑객이 전년대비 3.5% 증가에 그쳐 증가율이 둔화됐으며, 블랙프라이데이 유통매출은 112억달러로 전년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월마트, 시어스 등 유통업체들이 목요일부터 조기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쇼핑시즌이 하루 앞당겨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월마트, 타겟, 베스트바이 등의 유통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온라인판매는 전년대비 20.7%로 크게 증가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랙프라이데이 가결산 결과들은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온라인 매출 급증은 26일 예정된 사이버먼데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으로 이번 연말특수의 첫 단추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박현석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 소비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 개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고, 판매자 역시 세일 시점을 앞당기면서 세일기간 확대가 소비재·유통기업들의 이익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연말특수 효과는 국내증시,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이 올해 연말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스마트패드(16%), TV(10%), 스마트폰(8%) 순이었다. 연말 쇼핑시즌 동안 전자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IT기업들이 이에 따라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IT업종은 글로벌 IT업종에 비해 이익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며 차별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주요 IT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