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주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5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관련 부품주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 같은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정보기술(IT)시장조사회사 가트너는 최근 세계 스마트폰시장 성장률이 내년에 50%대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최근 4년간 매년 50~100%씩 급성장해온 것과 비교하면 한풀 꺾인 셈이다. 이 같은 예측에 따라 스마트폰 부품주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각 업체의 전략 스마트폰이 올 하반기에 쏟아져 나와 내년 1분기까지는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의 수익성이 내년부터 크게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이들 종목의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납품단가를 낮춰 최종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50%대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부품단가 협상력을 삼성전자나 애플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작년 세계 2위(7300만대 판매) 스마트폰 시장이던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만 77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리며 1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 인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시에선 애플 아이폰 납품주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세가 뚜렷하다. 인터플렉스 이녹스(삼성전자에도 납품)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이라이콤 실리콘웍스 등은 지난 8월 말 또는 9월 중순부터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의 경우 이날 6만3400원에 장을 마쳐 전 고점이던 8월30일(7만7400원) 이후 18.1% 하락했다. 카메라모듈 생산업체인 LG이노텍도 이날 7만7000원에 거래를 끝내 8월20일 고점 이후 19.3% 떨어졌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