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캐슬 항구에서 석탄을 실어가려고 기다리는 선박 수가 51개에 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원자재 수요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에비 함브로 블랙록 자산운용 천연자원팀 수석 펀드매니저는 27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자재 수요가 중국 등 이머징 국가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부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함브로 펀드매니저는 올해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현재의 가격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의 장기적인 강세를 점칠 수 있는 슈퍼사이클이 진행중"이라며 "중국 등 이머징시장의 산업화·도시화도 원자재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함브로 펀드매니저는 구리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20개월만에 구리 가격이 톤당 80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가격이 급등했지만, 아직도 의미 있는 수준의 공급 증가는 나타나지 않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함부로 펀드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구리 공급 제약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채굴 비용이 높은 원천 채굴이 늘어나고 있고, 정치적인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도 채굴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빠듯한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과거 구리 수요가 많지 않았던 중국과 인도도 경제 발전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 가격 역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제 금 선물시장에서 콜옵션 가격이 풋옵션 가격에 비해 25% 높게 거래되고 있는데, 이 정도의 가격 격차는 극히 드문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물 투자자들이 금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배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금 광산 품질 저하, 매장량 감소 등으로 전반적인 금 공급이 제한되면서, 2001년에 온스당 200달러를 기록하던 금 가격은 현재는 온스당 1000달러를 웃돌 정도로 급등했다.

전 세계 금 공급량은 주요 금 생산 지역에서의 생산 하락으로 2001년에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중이며, 앞으로도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금의 장기적인 수요와 위상은 높아지는 추세라고 함브로 펀드매니저는 전했다. 세계 각 정부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달러나 다른 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고 금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도 금 매입이 활발해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지난 20년 동안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에 대해 순매도를 나타냈으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 역시 금의 투자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의 금 보유량은 현재 5000만온스 수준으로 이들이 금 수요를 탄탄하게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브로 펀드매니저는 블랙록 천연자원운용팀의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이자 블랙록 월드 골드 펀드 및 월드 광업주 펀드의 펀드매니저다. 블랙록 월드 광업주 펀드는 철광석, 석탄 등의 광물 생산을 주된 경제활동으로 하는 채광 및 금속회사의 주식에 전세계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1997년 설정 이후 지난 2월28일까지 연간 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