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그룹 가운데 증권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 가운데 상위 10개 그룹의 시가총액은 485조3022억원(29일 종가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말 300조4724억원에 비해 61.51% 늘어난 것이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48% 가량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 상승률이 증시 상승률을 웃돌았다. IT(정보기술)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블루칩(대형 우량주)이 올해 상승장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그룹은 현대차그룹이다. 작년 말 23조1874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전일 67조912억원으로 1년 새 189.34%나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가총액이 각각 206.52%와 240.93% 증가했고, 현대모비스도 200% 가까이 늘었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이 부진한 틈을 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년에도 선전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뒤를 LG그룹이 이었다. LG그룹의 시가총액는 작년말 41조9222억원에서 74조903억원으로 76.73% 증가했다. 2차전지를 만드는 LG화학이 올해 전기차 '붐'을 타고 176.68%의 증가율을 보인 게 결정적이었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67.6% 늘어난 196조9253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66조4320억원에서 115조7773억원으로 늘어나며 그룹 전반을 뒷받침했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 부동의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특히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말 11.52%에서 13.13%까지 높아져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이밖에 포스코그룹 GS그룹 롯데그룹 순으로 시가총액 증가율이 높았다. 포스코그룹은 33조8467억원이던 시가총액이 54조5467억원으로 61.16% 늘었다. GS그룹과 롯데그룹은 각각 58.98%와 52.25% 증가한 9조3888억원과 18조5076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조선 시황 악화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무리한 인수ㆍ합병(M&A)으로 채권단 워크아웃 위기에 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덩치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작년말 17조8620억원에서 15조3160억원으로 14.25% 감소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도 12.56% 줄어든 7조469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진그룹 또한 5.84% 감소한 5조5853억원을 기록, 증시 상승 속에서 시가총액이 감소한 그룹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