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올 1분기를 저점으로 호전돼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변동이나 정책 변화 등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이 높아 신중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인 작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2월 결산 1504개 상장 기업의 재무 현황 변화를 분석한 결과,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등 주요 재무지표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장사들의 올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조3411억원과 18조311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28%,283% 급증했다. 순손실 8조4703억원이 발생했던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순이익을 매출로 나눈 매출액순이익률은 올 3분기 7.6%로 전년 동기의 1.96%를 크게 웃돌았고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올 1분기 106%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엔 501%로 회복되며 작년 3분기(480%)를 웃돌았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52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누적 ROE는 7.16%로 금융위기 이전인 전년 동기(7.46%) 수준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는 올 1분기 0.35%에서 3분기 3.56%로 회복됐다.

자산 규모도 1048조원으로 작년 3분기 967조원보다 8.4%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채와 자본은 각각 518조원,530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10% 증가했다.

부채보다 자본 증가 규모가 커지면서 평균 부채비율도 101%에서 98%로 소폭 개선됐다.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부채를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비율은 작년 3분기 118.1%와 거의 같은 118.2%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현금성자산은 57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반면 재고자산은 72조원으로 13%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 및 회사채를 자본으로 나눈 차입금 의존도는 22.3%에서 24.4%로 심화됐다.

금감원은 "상장사들의 재무지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아직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향후 경기 변동 등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이 높아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