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630선 돌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저항선이 뚫릴 경우 '두바이 쇼크'가 일단락된 이후 연말랠리와 내년 1분기 강세장의 '트리거'(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두바이 사태 이전 저항선이었던 1630선을 돌파할 경우 지난 9월 하순 이후 2개월 이상 지속된 조정장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란 의견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두바이 쇼크' 이후 급락분을 완전히 만회하고 1615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두바이 사태에도 불구하고 종합지수가 1630선을 넘어선다면 내년 1분기 중 최대 1800까지 상승하는 강세장이 연말랠리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사태로 오히려 이머징시장의 상대적 안정성과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시기 지연 가능성이 열리면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전환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입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이‘제로금리’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이머징 국가에 투자해 왔다. 이런 '캐리 트레이드' 자금 유입은 국내 증시의 강세 요인 중 하나였다.

이번 두바이 사태로 이머징 시장의 안정성이 입증되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지연될 경우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국내 증시 흐름을 다시한번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특히 캐리 트레이드의 대명사였던 일본이 새롭게 부각되는 점도 이러한 의견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양적완화정책과 경기부양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엔 리보금리가 달러 리보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해 엔캐리 트레이드가 유리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이러면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에 적지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증시 역시 지난 3월 이후 외국인이 상승을 주도해왔고 여전히 다양한 투자매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세중 팀장도 "이머징의 상대적 안정성과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시기 지연 가능성은 공통적으로 선진국 통화를 조달해 이머징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캐리 트레이드 조달통화국인 선진국의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동시에 이머징 경기모멘텀이 건재할 때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일본 증시가 두바이 사태로 지난주말 5개월래 최저점을 기록하자 정책당국의 개입이 뒤따르면서 전화위복이 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디플레 선언은 일본 중앙은행이 GDP의 2%에 달하는 단기자금 방출이라는 양적완화 정책을 3년 만에 다시 꺼내 들게 만들었고, 이 같은 양적완화 이후 일본 증시는 급등하기 시작해 두바이 사태 발생직전 주가를 뛰어 넘었다.

김 팀장은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은 엔화 약세와 저금리 기조의 연장을 시사하는 것으로 엔화가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과거에는 엔화와 달러화가 돌아가면서 캐리 트레이드 조달통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엔화와 달러화 모두가 조달통화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점에서 유망업종으로 환율 하락으로 인해 조정을 받았던 수출주와 중국 내수확대와 연관된 유통, 철강, 화학, 게임 업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저금리와 유동성 랠리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낙폭과대주도 공략 대상으로 꼽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