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정보기술(IT)업체들이 반등에 나서고 있다.

3일 오후 1시47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7000원(6.25%) 오른 11만1000을 기록하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1.75% 상승한 3만4950원으로 나흘째 강세다. LG이노텍 역시 6.28% 올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지난 9월 2일과 3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연고점 15만원에서 전날의 10만4000원까지 30.66%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는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3일까지 52주 최고가 4만950원에서 24.90% 하락했다. LG이노텍도 지난 9월8일 기록한 연고점에 비해 전날까지 40% 이상 떨어졌다.

이같은 LG그룹 IT주들의 반등은 실적악화 우려가 실적회복 기대감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내년 하반기 실적회복 기대"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격 하락세 전환에 전망에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패널가격이 상승시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반등을 시작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격이 지난 10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악화 우려로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부진했다"며 "그러나 빠르면 내년 3월부터 패널가격이 상승반전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내년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LCD업황이 내년 1,2분기 중 회복될거라는 기대와 그동안 낙폭이 컸다는 측면에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반등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6일부터 LG디스플레이를 사기 시작해 전날까지 13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 주식 925만주, 30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도 오후 1시30분 현재까지 20만주를 순매수 중이다.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 우려 완화"

LG전자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실적부진 우려를 딛고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LG전자 주식 24만주를 사들이고 있으며, 기관도 15만주를 순매수 중이다. 기관은 전날에도 LG전자 주식 17만주를 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최근 주가 하락은 스마트폰 부재, 마케팅비용 증가 우려에 의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TV 사업부의 영업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스마트폰 출시 일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단기적 약세 요인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도 "LG전자는 4분기에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나 주가는 이를 이미 반영했다"며 "현재는 오히려 내년 성장세를 감안해 적극적인 저가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백 연구원은 "휴대폰·TV 부문의 사업경쟁력 강화로 세계 시장점유율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부문도 다양한 모델의 출시 및 마케팅 강화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G이노텍, 실적·증자 우려 크지 않다"

LG그룹의 또다른 IT업체인 LG이노텍도 실적 부진과 증자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이틀째 오름세다.

최현재 동양증권 연구원은 "IT 대형주 중에서 LG이노텍 주가 하락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올 4분기 실적 악화 우려와 내년 LED 투자 계획 변경에 따른 유상증자 실시 가능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 이미 투자된 금액을 감안하면 유상증자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4분기 실적 둔화가 판가인하와 함께 재고조정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년 이후 물량 회복에 따른 실적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전했다.

◆"IT주 순환매에 의한 것"

LG그룹 IT주의 상승세는 외국인들의 IT주 순환매가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LG그룹 IT주의 상승세는 외국인들의 순환매 덕분"이라며 "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이어 LG그룹 IT주를 외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 팀장은 "중요한 것은 LG그룹 IT주보다는 IT주 자체"라며 "IT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올 연말과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IT주이기 때문에,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