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나흘 연속 매도 우위지만 투자 종목은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에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업종의 일부 종목을 선별 매수했지만 최근 통신 건설 음식료 등으로 관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외국인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24일부터 나흘째 매도 우위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텔레콤으로 6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 1166억원어치 처분하고 현대모비스현대차도 각각 979억원과 533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2~4위에 LG전자 KB금융 기아차 등을 올려 주도 업종 내에서 종목별로 선별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또 외국인은 코스닥시장까지 합쳐 100억원 이상 순매수한 15개 종목에 SK텔레콤 외에 현대건설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CJ오쇼핑 등을 포함시켰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이 IT와 자동차 편식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IT와 자동차의 대표주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동시에 환율 하락 수혜가 예상되는 음식료와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에 매수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이처럼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관심 대상을 넓히고 있지만 매수세가 살아난 뒤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수출주에 대해선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내수주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이 늘었다고 해서 이것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