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유럽 최대 은행인 HSBC의 영국 런던 본사 건물을 사들이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HSBC가 한국의 한 투자회사와 런던 동부의 금융지구인 카나리워프에 있는 45층짜리 본사 빌딩의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 가격은 약 8억파운드(약 1조5200억원)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FT는 다른 두 개의 투자 컨소시엄도 HSBC 본사 건물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 원매자가 앞서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채권과 주식 위주로 하는 자산운용을 다변화하기 위해 부동산투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HSBC 건물을 매입 대상 후보 중의 하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HSBC는 지난 4월 영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기 위해 런던 본사 건물을 비롯해 미국 뉴욕 5번가의 빌딩,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빌딩 등 3개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구제금융에 따른 정부의 경영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다.

카나리워프는 원래 몰락한 부둣가였다가 1981년부터 금융특구로 개발된 후 전통적 금융지구인 '시티 오브 런던'과 더불어 런던의 2대 금융 중심가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특히 2002년 완공된 HSBC 본사 빌딩은 카나리워프를 상징하는 대표적 랜드마크로 통한다. HSBC는 2007년 런던 본사 건물을 스페인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메트로바세사에 10억9000만파운드에 팔았다가 지난해 12월 8억3800만파운드에 되사들여 2억5200만파운드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