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이벤트소멸로 매수세 다소 둔화될 듯"

국내 증시가 이번 주부터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에 정식 편입됨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변화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TSE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의 국내 주식 편입이 지난 18일 자로 거의 마무리된 것이라면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크게 줄면서 매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편입 이벤트가 종결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경제의 빠른 회복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등을 고려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매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정식 편입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1시40분 현재 운송장비, 통신업, 기계, 건설업, 철강금속,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12거래일째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며 1천85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FTSE 선진지수 편입 직전인 지난 18일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만 이례적으로 약 6천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사상 2번째 규모인 1조4천193억원의 주식을 매집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수 강도는 확연하게 둔화했다.

사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을 비롯해 국내 증시의 실적 모멘텀, 국내 경제의 빠른 회복세 등이 외국인 자금 유입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만 등 FTSE 선진지수 편입에서 제외된 국가의 외국인 매수도 같이 늘고 있다는 점은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글로벌 펀드의 국내 주식 편입이 사실상 마무리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외국인이 FTSE 선진지수 편입 직전 거래일인 지난 18일 종가에서만 6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더는 FTSE 선진지수 편입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됐다는 분석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외국인은 FTSE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집중시켜 지난 10일 이후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유입 규모만 해도 2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제 관건은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이 얼마나 되는 지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최근 외국인 매수 중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매수 규모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편입 이후에는 매수 공백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국내 경기의 빠른 회복세 등을 바탕으로 매수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FTSE 선진지수 편입 시 이론적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자금 순유입 규모는 85억~340억달러"라며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편입 전 이미 210억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FTSE 선진지수 편입 후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 규모를 단정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수 편입 이후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선진지수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저평가 메리트와 이익모멘텀이 유효해 외국인 순매수 기조를 지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FTSE 선진지수 편입이 이벤트성 변수로 그치지 않고 외국인의 활발한 매수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FTSE 선진지수 편입이 장기적인 이벤트로 작용했던 포르투갈, 그리스와 달리 국내 증시는 선물시장이 잘 발달돼 있으며, 외환시장도 활성화돼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매매대상 업종을 보유하고 있다"며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한국은 기존의 선진국 증시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전세계 경기 회복 가능성 부각과 경기부양책 시행을 앞두고 우리나라 경제가 여전히 매력적이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 대한 선취매성 매수세도 유입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