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2조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올 상반기에도 적자규모가 8736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한 7월15일부터 8월28일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보면 하이닉스가 2위에 올라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이 8410억원어치를 사들여 주가가 38% 급등했다.

대규모 적자에도 이처럼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것은 올 3분기부터 '턴 어라운드'(실적 대폭 개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하이닉스가 3분기에 250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NH투자증권은 이보다 많은 3390억원 흑자를 전망했다. 예상이 맞는다면 하이닉스는 2007년 3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8분기 만에 흑자전환하게 된다.

하이닉스의 실적전망이 밝은 것은 무엇보다 향후 글로벌 반도체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D램 제품 중에서도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DDR3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분석이다. 이유는 세계 1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업체인 인텔이 올 상반기부터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CPU를 잇달아 출시했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데스크톱용 '코어 i7',서버용 CPU인 '제논 5500'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논 5500'의 경우 서버업계에서는 "인텔이 15년 전에 내놓은 펜티엄에 버금갈 만큼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전력소모에 민감하기 때문에 DDR3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DR3의 수요증가와는 반대로 공급부족현상은 적어도 연내에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DDR3 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고,이는 결국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텔의 3분기 실적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도 긍정적이다. 인텔은 3분기 매출액을 81억~89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최근 89억~92억달러로 올려잡았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매출전망 상향조정은 하반기 PC수요가 시장예상보다 더 확실하게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또 MS가 연내에 '윈도7'을 출시하면 '윈도비스타'출시 이후 지연됐던 기업용 PC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점도 하이닉스에는 호재다. 대우증권은 목표가로 2만2000원을,한국투자증권은 2만5500원을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