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옵션만기에 대한 부담 해소와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에 급등세를 보이며 16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5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6.34포인트(1.68%) 오른 1590.9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뉴욕 증시가 부진한 경기지표 발표에도 불구하고 월마트의 실적 개선과 금융주의 강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7포인트 가량 오른 1582선으로 장을 시작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에 연중 고점을 1594.46으로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경기확장 국면이 계속되고 있고 기업들의 실적전망 개선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높지 않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종 선택에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럴때에는 외국인과 기관 두 주요 수급주체의 선호종목에 주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기, 삼성SDI, LG화학, 서울반도체 등 '녹색성장' 관련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은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외국인 보유비중이 지난 6월말 11.87%에서 전날 14.25%까지 크게 증가했다. 기관도 사흘연속 순매수하며 109만9311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SDI를 지난달 31일 이후 10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82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보유비중도 6월말 13.52%에서 16.50%로 늘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이후 전날까지 13거래일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LG화학을 순매수하며 5651억원 어치 사들였다.

서울반도체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기관은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사흘동안 서울반 도체 주식 206만8214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19만6050주 사들였다.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13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지난 12일과 13일 사들인 종목들을 보면 서울반도체(721억원), 현진소재(156억원), 성광벤드(68억원), 엘앤에프(37억원), 용현BM(31억원) 등 LED와 풍력 등 녹색성장 관련주들이 대부분이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수출주에 대해서 매수 강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그린 대형주에 대해서는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며 "녹색선언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과 오버랩되어 이제부터 실물의 탈출전략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린 수혜주의 부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벗어나면서 유동성 탈출전략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지만 이제부터는 실물의 장기적 성장동력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며 "최근 GM의 전기자동차 출시계획 발표가 그 한 예로, 투자의 관점도 이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스닥 시장의 녹색성장 관련주들은 지난 5월말 이후 가격 조정을 거쳤고 향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수선연구원은 "기관 순매수 전환에 따른 수급 개선, 선 조정에 따른 가격메리트 부각으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 내 대표적 테마인 정부정책 수혜주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