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들은 스타 펀드매니저를 믿고 투자했다가 이 매니저가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황당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펀드매니저가 바뀐 펀드는 단기 수익률이 저조한 만큼 2~3개월 성과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현대증권이 2008년 이후 운용전문인력 변경 공시를 낸 설정액 50억원 이상 125개 펀드를 대상으로 펀드매니저 교체 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교체 후 1개월 수익률은 비교지수인 벤치마크보다 평균 0.5%포인트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째도 0.2%포인트 부진하다 3개월째에나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온 펀드매니저가 펀드 내 종목 구성(포트폴리오)을 바꾸고 투자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펀드매니저 교체 후 포트폴리오 내 주식의 편출입 수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저 교체 전 월 평균 7.8개 종목이 펀드에서 빠지고 6.3개 종목이 새롭게 편입됐지만 펀드매니저 교체 후 1개월간은 11.0개 종목이 제외되고 8.0개 종목이 신규 편입됐다. 2개월째도 8.1개 종목을 정리하고 7.3개 종목을 신규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온수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펀드매니저가 교체되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종목들을 우선 정리하면서 단기적으로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팀제 운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펀드 운용의 핵심인 담당운용역 교체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펀드매니저가 바뀐 지 얼마 안 된 펀드는 투자 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 수석연구원은 "2~3개월의 펀드 성과를 잘 살펴본 후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 투자자라면 환매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선은 펀드매니저 교체가 적은 펀드를 선택하거나 교체되더라도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을 골라야 할 것"이라며 "오랜 운용성과를 지닌 운용사의 대표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