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개기일식 보자"…옥상마다 '북적북적'
개기일식을 보기위해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회사건물의 옥상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오전 10시대에 절정을 이뤘다. 여의도 증권맨들이 가장 바쁜 오전 9시대와도 겹치지 않는 시간이다.
증권맨들은 잠시의 짬을 내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이런 모습들은 여의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동부증권, 국민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 주요 건물마다 넥타이부대들이 일제히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회사원 유혜인씨(22ㆍ여)는 "난생 처음보는 개기일식이라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나라는 해가 달에 80% 정도 가려지고 일본은 완전히 가려져 깜깜해진다고 하는데 일본에 있는 동생에게 어땠는 지 물어보겠다"며 전화를 걸기도 했다.
김승범씨(42ㆍ남) 또한 "몇 십년에 한 번 나오는 것이라는데 직접 봐서 행운"이라며 "다른 직장 동료들도 거의 다 옥상에 올라와서 봤는데, 오랜만에 작은 이벤트가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즐거운 모습도 있었지만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한 탓에 작은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식을 맨 눈으로 볼 경우 실명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증권맨들은 빈손으로 온 탓에 관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옥상에서는 플로피디스크나 필름을 눈에 대고 구경하기도. 일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이를 관찰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옥상에서 작업중이던 용접공 A씨는 "사람들이 개기일식을 보려고 자꾸 용접마스크를 빌려가서 일을 할 수가 없다. 개기일식이 끝날 때까지는 잠시 쉬어야할 것 같다"며 투덜대기도 했다.
개기일식은 ‘태양안경(필름으로 된 간이안경)’을 착용하거나 필름과 짙은 색의 셀로판지 여러 겹으로 눈을 일부 가리는 게 안전하다. 짙은 선글라스의 경우도 2~3분 미만으로 봐야한다.
일식을 보고 왔다는 이기영 씨(30ㆍ남)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직접 목격하니 너무 신기했다. 일식에 대해 관심이 생겨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정보글을 찾아보는 중이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날은 개기일식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날 일식은 오전 9시30분께 시작됐다. 오전 10시 50분 전후로는 달이 해의 80%를 가리면서 절정을 이뤘다. 낮 12시 10분께 끝나게 된다.
한경닷컴 김하나·김다운·한민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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