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판단이 어려울 때는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고 그들의 투자를 따라하는 게 좋은 방안이다. 그런 점에서 증권사 펀드리서치 팀장들의 투자 펀드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자산관리 부문 강화를 위해 증권사들이 만든 펀드리서치팀은 국내 및 해외 펀드를 집중 분석하고 고객들에게 유망 펀드를 추천하고 있어 '펀드 고수'로 불리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과연 어떤 펀드에 가입하고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이 19일 국내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장 6명의 펀드 투자 내역을 조사한 결과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과 JP모건자산운용의 'JP모건천연자원' 펀드에 가장 많이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은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 방어적인 성격을 겸하고 있다"며 "편입 종목이 적어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펀드와 유사하지만 인덱스 펀드인 '삼성밸류인덱스'도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장의 낙점을 받았다.

그 밖에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신영마라톤'과 '트러스톤칭기스칸',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 센터장은 "신영마라톤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주 비중이 높고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보인 펀드"라며 "대형주 외 저평가 중소형주를 발굴해 위험분산 효과를 적절히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경 파트장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에 대해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도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좋은 투자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어 정통형 펀드로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형 1위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만 유일하게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해 국내 펀드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다"며 "대부분 주요 운용사의 대표펀드들"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펀드에서는 '푸르덴셜중국본토'를 2명의 팀장이 가입하고 있었으며 '피델리티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등 중국 펀드 하나 정도는 다들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성진 팀장은 "최근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화하는 등 중국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타 펀드에서는 'JP모건천연자원'이 단연 돋보였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할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하나 정도 들어둘 필요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최근 나온 글로벌하이일드펀드도 유망하다는 추천이 있었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 부장은 "총 자산의 70% 이상을 미 달러화 표시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는 하이일드채권 스프레드(금리차)가 최근 좁혀지고 있어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