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로 힘을 내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과 은행주에 비해 덜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자'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종지수는 17일 3.05% 오른 2958.17로 마감해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강세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4.24% 상승한 1만7200원을 기록하는 등 사흘 동안 11.3% 올랐고 같은 기간 대우증권은 14.8%나 뛰어올라 2만16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등도 최근 3~4일 동안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주는 지난 5월까지 상승세를 이어 오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급감함에 따라 조정을 받아 왔다. 이달 들어 금융주가 주목받으면서 소폭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상승폭은 은행주에 비해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고 이달 말부터 증권사들이 소액결제 서비스까지 시작하는 등 앞으로 은행보다 증권사의 성장성이 더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은행에 집중된 매수세가 증권사로 확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국내 기관과 외국인은 증권주를 각각 519억원,275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사흘 이상 증권주를 사들였다. 특히 기관은 지난 15일과 16일 유가증권시장 전체로는 순매도를 보였지만 증권주에 대해선 200억원 이상씩 매입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약 3개월째 이어져 온 박스권 장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도 증권주 강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김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거래대금이 급감한 것이 증권주 상승의 발목을 잡아 왔지만 거래대금도 조금씩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증권사들의 실적은 다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