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기업 인수 · 합병(M&A) 시장에서 국내 IB(투자은행)들이 선전, 점유율이 41%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IB들은 글로벌 업체들의 퇴조 속에 KT · KTF 합병과 두산 구조조정 딜 등을 잇달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8개 평가부문 중 일반 회사채 인수와 주식 관련 채권 주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등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산업은행이 3조30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인수한 데 힘입어 채권부문 종합 1위에 올랐다. 기업공개(IPO) 주관은 현대증권이, 유상증자 주관은 굿모닝신한증권이 수위를 차지했다.

◆M&A자문 10위권 내 절반이 국내

한국경제신문과 연합인포맥스가 2일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M&A 재무자문(완료기준) 시장점유율이 각각 23.10%, 9.69%로 1위와 2위에 올랐다.

전체 23개사 중 1 · 2위는 외국계에 내줬지만 국내 10개 IB들은 M&A 시장의 41%(5조1480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선전을 펼쳤다. 10위권 안에도 5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한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며 우리투자증권이 12위(블룸버그 기준)에 겨우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KT · KTF 합병을 자문한 우리투자증권은 점유율 8.73%로 3위를 차지했으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 4위에 올랐다. 두산 구조조정을 자문한 하나대투증권은 6위, 롯데의 두산주류BG 인수 컨설팅을 맡은 KB투자증권은 10위를 차지했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국내 업체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정보와 M&A 수요를 외국계보다 더 잘 파악하게 되면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자문 부문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위를 유지했다. 경영권 이전 거래와 지분 · 부동산 등 자산거래 자문에서 두각을 보인 김앤장은 34.64%(29건)의 점유율로 1위를 고수했고 율촌(20.58%) 태평양(17.52%) 광장(13.70%) 세종(9.81%)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은행 채권종합 부문 1위

산업은행이 전통 강호인 우리투자증권을 제치고 채권종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일반 회사채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4조원가량의 인수 실적을 올려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증권사는 또 기아차, 웅진홀딩스, 코오롱, 아시아나항공, 대한전선 등 굵직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주관한 주식관련채권 발행과 ELS 부문에서도 수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주식 관련 부문에서는 현대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증권은 1분기엔 부진했으나 5월에만 한국정밀기계, 중국원양자원 등 1000억원 이상의 기업공개를 성사시켜 금액 기준 주관 순위 1위에 올랐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1위에서 이번에 2위로 밀렸고 한국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유상증자 주관 부문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이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맡은 덕분에 1조3875억원(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8529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한편 ELF(주가연계펀드) 부문은 플러스자산운용이 1670억원을 설정,1위를 차지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