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박스권 장세가 길어지자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통신주의 장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KT는 기관 매수세가,SK텔레콤LG텔레콤은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오르는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승률을 보여 주가 수준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통신주의 매력으로 꼽힌다.

16일 KT는 1.33% 오른 3만8000원에 장을 마쳐 사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SK텔레콤도 0.84% 뛰어 18만1000원에 마감하면서 사흘 연속 올랐다. 이날 KT와 SK텔레콤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상승률 1,2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이달 5일부터 하루만 빼고 KT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을 사흘째 사들였다. 통신업종 지수는 이날 0.58% 오른 301.13으로 사흘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20일(301.18)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통신주가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앤이 집계한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작년 동기보다 15.28% 증가한 6144억원이다. 올 1분기에 비해서도 8.93%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KTF와 합병한 KT를 빼곤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5%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는 내수주여서 글로벌 경기나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적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3월 초 연중 저점에서 1400선까지 뛰어오르는 동안 통신주가 시장 상승률보다 부진했던 점도 현 시점에선 매수세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1400까지 100포인트씩 오른 모든 구간에서 통신업종은 시장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3월 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38.6% 올랐지만 통신업종은 오히려 2.2% 빠졌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신은 이 기간 주가가 하락한 유일한 업종"이라며 "지수가 1400선 안팎의 좁은 박스권에서 한 달 반 이상 갇히자 통신주의 이 같은 저평가 매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증시가 상승할 땐 기관이 경기민감주를 잡기 위해 통신주를 팔았지만 1400선에서 상승 동력이 떨어지자 그동안 낮췄던 통신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인 13배보다 훨씬 낮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통신주가 대체로 고배당 종목이란 점을 들어 지난 2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상약하강'(상반기 약세,하반기 강세)의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선 각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에 따른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향후 경기 부양 속도가 조절될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주는 상황을 감안할 때 통신주 외에 다른 경기방어주로도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장경영/정인설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