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외국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4월 한 달간 현대차를 795만주나 사들이며 3월 말 25.74%이던 지분율을 4월 말 29.35%로 3.61%포인트 끌어올렸다. 덕분에 주가도 4월 중 23% 이상 오르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에 못 미쳤지만 현대차의 경쟁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 점이 외국인의 '사자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수요감소의 충격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어 작년 4분기 이후 최고의 수익성을 배경으로 시장지배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 주가 선전의 원인 중 하나는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이라며 "지난해 3.0%였던 점유율이 올해 4%대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금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수익성을 볼 때 시장점유율 증가가 이익에 미친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았지만 자동차 소매 프랜차이즈 판도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점유율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 연구위원은 "올해는 3년 만에 찾아온 뚜렷한 주가 차별화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세계시장 판매규모가 2005년보다 20% 이상 확대되고 영업이익도 40% 이상 늘어났지만 주가는 2005년 고점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판매 급증도 추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시장점유율이 향후에도 견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급증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1.6ℓ이하 차량에 대한 세금을 인하해 현대차가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올해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미국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시세보다 40%가량 높은 1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동양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이 내놓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는 각각 8만5000원,7만2000원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