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일 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옵션만기일(9일) 매물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옵션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현재의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 수준 등을 감안할 때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8일 1262.07로 38.03포인트(2.9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 시달리던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 연속 '팔자'를 이어가면서 9일 옵션 만기에 따른 수급 부담 우려가 지수 낙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2269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선물과 연계되지 않은 비차익거래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프로그램은 28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로 연일 매수세가 유입돼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도 전날 기준으로 8조322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매수차익 잔액이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든 수준까지 불어나 옵션만기일을 계기로 청산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의 베이시스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청산 가능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2000억~3000억원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는 베이시스가 0.7 전후일 때 들어왔다"면서 "이 물량이 수익을 내고 청산되려면 장중 베이시스가 0.4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베이시스가 0.22로 마감했지만 장중엔 0.6 수준을 유지한 데다 국내 증시가 추가 조정을 받지 않는 한 평균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합성선물에 대해 누적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 물량이 프로그램과 연계된 것이라고 가정하면 베이시스 수준에 따라 물량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미리 조정을 받아 오히려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9일 코스피지수가 기술적 반등에 나설 경우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오히려 차익거래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