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반등,1200선을 탈환하며 3월 증시를 산뜻하게 마감했다. 연초보다 박스권이 한 단계 상향돼 1200선에 대한 지지력이 확인되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어 4월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길 충격과 미 은행주의 1분기 실적 부진 등의 변수가 일시적으로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상승세를 되돌릴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과 외국인 매수세가 뜸해지고 있는 점은 경계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지수 3월에 13.4% 올라

코스피지수는 31일 개장 초부터 강세를 지속한 끝에 8.80포인트(0.73%) 오른 1206.26으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가 GM 파산 우려 등으로 급락했지만 GM 파산이 청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다 국내 증시가 전날 3% 넘게 하락, 악재를 선반영했다는 평가로 하루 만에 1200선을 회복했다.

막판 일본 증시가 부진한 경제지표로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코스피지수 오름폭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1200선 위에서 마감함에 따라 3월 한 달간 상승률은 13.4%에 달했다. 월간 상승률로는 2001년 11월(19.7%) 이후 최대치다. 오름폭도 143.34포인트로 2007년 7월(189.67포인트) 다음으로 컸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3월에만 13% 이상 올라 전날 지수 급락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일"이라면서 "기술적 조정으로 단기 과열을 일정부분 식힌 만큼 오히려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마련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발표된 2월 산업생산지표 등이 전월보다 크게 개선된 데다 경기선행지수도 15개월 만에 상승 반전해 경기 저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중순부터 발표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던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되고 미국 주택경기 회복세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당초 전망보다 빨리 이미 3월부터 미니 유동성 장세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정리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금융시장 안정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유동성 장세는 4월 증시는 물론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중론도 여전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말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데다 미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에서 불확실성이 연장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다만 일시적으로 충격은 받더라도 박스권 하단을 높여가는 점진적인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장 미국 은행주들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증시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지수 저점은 1100선으로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수가 관건

4월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수급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1200선 아래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반등장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전날 1000억원 이상 팔아치운 데 이어 이날 역시 164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또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펀드자금 유입 부진 등으로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줄이면 추가 상승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이날 선물시장에서 3341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 주식을 팔면서도 선물에서 매수 우위를 나타내는 것은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외국인이 경기 관련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3월에 그간 매수했던 통신업종을 매도한 반면 정보기술(IT),운수장비 철강 업종에 대해선 순매수 규모를 늘린 것은 경기 회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