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억만장자’ 주식부자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전날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미국 달러(1달러에 1577.1원)로 환산한 보유지분가치 10억달러 이상 주식부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경우 10억달러 이상 주식부자는 12명이었다. 1년만에 10명의 억만장자가 사라진 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억만장자’ 주식부자는 지분가치가 15억4000만달러로 평가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12억달러로 평가된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었다.

지난해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33억5000만달러에 이르던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 정몽준 의원은 8억7000만달러로 줄어 1년 새 지분가치가 무려 74%나 하락했다.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지분가치가 각각 16억3000만달러와 15억7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올해엔 8억1000만달러와 5억1000만달러에 그쳐 70% 안팎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억달러에서 이날 2억6000만달러로 감소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하락률 -65.4%),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70.3%) 등도 지분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억만장자’의 수가 급감한 것은 주식시장이 지난해 3월 2일 1711.62에서 이날 1018.81로 40% 가량 하락한데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937원에서 이날 1577원으로 67%나 폭등한 탓이다.

이에 따라 상위 100대 주식부자들의 달러 환산 보유지분 가치 총계도 지난해 499억5000만달러에서 이날 184억3000만달러로 63%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원화 기준으로 평가한 주식부자들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46조8055억원에서 28조9613억원으로 38%(감소액 17조8천442억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환율 급등이 주식자산 가치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