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증권사들이 50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 유치에 본격 나섰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우리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인해 그간 은행권이 독주했던 여유자금 유치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준비 중이다. 증권사들이 은행 정기예금 등에 맞서 들고 나온 주력 무기는 채권과 CMA(종합자산관리계좌)다.

삼성증권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정범식 리테일채권파트장은 "4%선인 정기예금보다 2% 정도 높은 금리를 주는 우량채권을 확보하고 은행권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든지 고객의 채권을 되사주는 이른바 '마켓 메이킹'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도 현대제철 한진해운 등의 우량 회사채를 준비하고 법인과 개인고객 대상으로 영업에 나섰다. 대우증권은 시중자금 유치를 위해 매월 특판채권의 종류를 변화시키고 있다. 채권판매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동양종금증권 역시 신용등급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율이 높은 채권 판매에 집중하며 자금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 대신증권 등은 CMA를 앞세웠다. 현대증권은 업계 최고수준인 연 3.2~3.3%의 금리에다 소액결제와 신용카드 기능을 결합한 강력한 CMA를 준비 중이다. 한화증권은 계열 보험사인 대한생명과 연계한 CMA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자체 현금자동지급기 확대 등의 CMA 업그레이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