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그린) 정책을 강조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

러셀 리드 'C체인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한국투자증권의 초청간담회에서 "앞으로 녹색산업의 파급력은 1990~2000년대 초반의 IT(정보기술) 및 바이오 '붐(열풍)' 때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그는 자원 ·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대체투자 분야의 권위자다. C체인지인베스트먼트도 바로 이 분야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다.

리드 대표는 "부족한 천연자원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녹색성장은 필수적인 요소"라며 "세계 경기침체는 오히려 기회이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녹색산업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탄탄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조명과 배터리 전력배전송 등의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이번에 한국에 와서 일부 기업들을 방문했는데 업체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매우 놀랍고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바이오 대체 에너지로 옥수수 에탄올을 강조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들어 "정부가 특정 기술을 꼭 집어서 밀어주는 게 아니라 자유경쟁 속에서 가장 가격경쟁력 있고 효율적인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운하가 녹색정책에 포함될 만한가라는 질문에는 이슈의 민감함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수처리와 물공급은 원칙적으로 녹색성장에 포함된다 볼 수 있다"고 답했다.

C체인지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0일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3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펀드 운용주체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LED 신소재 그린수송 등의 분야에 투자하게 된다.

글=문혜정 기자/사진=임대철 인턴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