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투자권유준칙 설명회서 불만 잇따라

안정을 추구하는 고객에게 위험도 높은 금융상품의 투자를 아예 권하지 못하게 한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이 주식형펀드나 파생상품 등의 투자권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같은 불만은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가 14일 오후 증협 3층 불스홀에서 다음달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투자회사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정한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대한 설명회에서 나왔다.

불완전 판매 여부를 가르는 잣대가 될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대한 이날 설명회에는 각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에서 실무자들이 300여명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준칙에 대한 질문과 함께 각종 불만들을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시행까지 시간이 없어 일선의 혼란이 우려되고, 전화나 온라인 투자권유시에도 투자권유의 적합성을 확보해야 하는데다, 주식형펀드나 파생상품을 스스로 가입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상품을 소개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유형과 그에 적합한 금융상품 기준이 획일화돼 있어 투자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서 투자권유 제한이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한 참석자는 "투자권유는 창구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상으로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도 투자권유 적합성을 확보해야 해 아예 어떤 상품은 설명조차 못하게 된다면 투자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준칙 확정안이 너무 늦게 나와 이를 현장에 다시 다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면 시간이 촉박해 막상 다음달 4일이 오면 큰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는 만큼 시행시기를 늦춰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칙안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는 투자자에 대한 투자경험, 투자예정기간, 연령, 재산, 소득상황, 투자상품 지식수준, 손실감내도, 성향 등 정보를 파악한 뒤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등 위험선호도를 5단계로 분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단계별로 투자자에게 투자권유가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의 범위가 제한되며, 안정형 투자자에게는 무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권유만 가능하고, 안정추구형에게는 무위험과 저위험, 위험중립형에는 무위험, 저위험, 중위험 등으로 투자권유 상품범위가 확대된다.

특히 만 65세 이상이나 투자경험 1년 미만인 고객에게는 파생결합증권이나 파생상품 집합투자증권, 장내파생상품 등의 권유가 전면 금지되고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만 권유가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