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에 참여하는 액티브형 펀드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70% 가까이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펀드보다 올 들어 수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덱스형에 비해 운용보수가 5∼6배나 비싼 액티브형 펀드들이 제값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잔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422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인덱스형 평균(―43.66%)을 웃도는 펀드는 144개(3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신운용과 동양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들이 올 들어 손실률을 29∼31%대로 줄이며 가장 선방했고,'프런티어장기배당1'(―29.70%) '한국셀렉트배당1C'(―35.38%) 등 주요 배당주펀드들이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평가대상의 66%에 이르는 278개 펀드는 인덱스펀드보다 낮은 수익률에 그쳤다. '프런티어우량주식C1'(―53.42%) '신한미래설계적립식1C'(―50.77%) 등은 올 들어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었다. '삼성금융강국코리아주식전환형2'(―53.48%) '기은SG그랑프리포커스금융주식'(―50.97%) 등 금융주펀드들도 올 들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당수 액티브형 펀드들의 수익률은 인덱스형 평균보다 조금 낮은 ―45%에서 ―44%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했다.

액티브형 펀드 가입자들은 대개 순자산의 0.7∼0.8%를 매년 운용보수로 자산운용사에 낸다. 기계적으로 지수를 추적하는 인덱스형 펀드 운용보수의 5∼6배에 이른다. 잔액 1조3000억원으로 국내 인덱스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교보파워인덱스파생'의 경우 운용보수는 연 0.15%에 불과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형 액티브펀드는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운용된다"며 "따라서 펀드 운용자는 시장 평균만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손실에 대한 질책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