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금융회사 등 일부 기업 제외) 중 올 상반기 기준으로 세전순이익 대비 '지속가능경영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은 LG상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금호타이어는 세전순이익은 적자지만 지속가능경영이익은 흑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경영이익은 세전 순이익에서 일회성 이익이나 손실을 배제한 금액으로 기업이 정상적이고 반복적인 영업 및 재무활동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등 선진시장에선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재무정보 분석업체인 리스크컨설팅코리아는 4일 세전 순이익과 지속가능경영이익을 비교한 결과 그 차이가 10% 이상이거나 적자와 흑자가 뒤바뀌는 기업이 조사 대상 100개사 중 29개사에 달했다고 밝혔다.

LG상사는 올 상반기 지속가능경영이익이 598억원으로 세전순이익(310억원)보다 93%나 많았다.

세전순이익에는 매출채권처분손실(114억원)과 파생상품거래손실(184억원) 등이 반영돼 있지만 이를 제외할 경우 지속가능경영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기아차동아제약도 세전 순이익 대비 지속가능경영이익이 각각 71%와 67% 늘었다.

대한항공은 세전순이익은 304억원 적자지만 지속가능경영이익은 745억원 흑자를 냈다.

화물운송 관련 요금 담합으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부과받은 벌금(2787억원)을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세전순이익이 마이너스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빼면 사실상 흑자를 냈다는 얘기다.

금호타이어도 세전순이익은 9억원가량 적자지만 매출채권처분손실(119억원),파생상품거래손실(9억원) 등 일시적 손익을 제외한 지속가능경영이익은 83억원 흑자였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미포조선 SK네트웍스는 지속가능경영이익이 세전 순이익보다 50~80%가량,대성산업 삼성전기 LG생명과학 한라공조 대우조선해양 등은 20~40%가량 감소했다.

SKC의 경우 세전 순이익은 293억원 흑자지만 지속가능경영이익은 6900만원 적자였다.

보유 중이던 SK케미칼 지분을 처분해 유가증권처분이익(175억원)이 늘어나 세전순이익이 좋게 나왔지만 이를 배제한 실제 경영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블루칩(대형 우량주)은 세전순이익과 지속가능이익 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일회성 손익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지속가능경영이익은 영업이익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물산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644억원이었지만 지속가능경영이익은 3018억원에 달했다.

지분법이익(804억원),배당금수익(438억원),이자수익(129억원) 등 정상적 재무활동을 통한 영업외이익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은 "지속가능경영이익은 기업의 펀더멘털을 평가하는 데는 아주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지속가능경영이익

세전 순이익에서 일회성 손익을 뺀 금액.영업 외 손익 가운데 유가증권매매손익,환차익 및 환차손,부동산매매로 발생하는 구조조정 손익,대손충당금 적립이나 파생상품 거래로 발생하는 손익 등이 일회성 손익에 해당한다.

영업외손익 중에서도 은행예금 이자수익,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보유지분에서 발생하는 지분법손익,배당수익 등은 일회성 손익이 아닌 반복적인 기업의 재무활동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