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펀드매니저들은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한국증시를 가장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투자 비중 축소 폭이 다른 증시보다 컸을 뿐 아니라 향후에도 투자 축소 계획이 확대하겠다는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메릴린치가 20일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투자동향을 분석한 결과,펀드매니저들은 한국증시의 투자 비중을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고 응답했다. 앞으로 12개월간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확대하겠다는 응답보다 16% 높았다. 펀드매니저들은 한국에 이어 중국 대만 호주 뉴질랜드증시에 대해서도 비중 축소 의견을 내비쳤다. 반면 홍콩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대해선 비중 확대 의견이 축소보다 많았다. 메릴린치는 고유가와 내수 부진을 한국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아시아 증시 전반에도 비관론이 우세했다. 응답자 중 아시아 증시의 소폭 상승을 점친 비율은 21%에 불과했으며 강한 상승을 기대한 펀드매니저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응답자의 68%는 아시아 증시의 하락세를 예상했다. 메릴린치의 지난 9월 조사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28%에 그쳤었다. 아시아 기업들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예상치도 4%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4년간의 조사 중 가장 부정적인 결과다. 아시아 증시가 이날 일제히 하락한 것도 이같은 비관론의 반영이다. 한국 종합주가지수가 27.16포인트(3.17%) 하락했으며,홍콩 항셍지수,상하이A,심천A도 1% 이상 떨어졌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65% 하락한 1만8백82.18엔으로 마감됐고,대만가권지수도 0.33% 내렸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 8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9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1조5천9백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