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의 거래소행이 최종 확정됐다. KTF의 이전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을 9% 이상 줄이는 '상징적 충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량 코스닥기업의 '탈 코스닥'을 재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시가총액 1위 업체가 거래소로 옮겨가면 '돋보이는 지수 상승세→투자자·기관 관심 제고→매수기반 확충→시장 강세'라는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2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인 KTF가 빠지면 코스닥의 외형인 시가총액이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KTF의 시가총액은 시장 전체의 9.18%인 3조8천7백50억원. KTF가 이전하면 코스닥 시가총액은 42조1천8백60억원에서 38조3천1백10억원으로 줄어든다. 시장 규모가 삼성전자 시가총액(95조원)의 40%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실적 지표도 크게 달라진다. KTF를 포함한 12월결산 코스닥기업의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53조2천1백96억원과 4천74억원. 여기에서 KTF의 매출(5조7백63억원)과 순이익(4천74억원)을 빼면 코스닥기업의 매출은 48조1천4백33억원으로, 순이익은 6백17억원으로 각각 9.5%와 84.8% 감소한다. 순이익이 격감하면서 투자지표인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 낮아지고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 대우증권이 코스닥 주요기업 76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EPS는 1천74원에서 9백57원으로 줄고, PER는 13.9배에서 14.7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ROE는 6.2%에서 5.5%로 낮아졌다. EPS와 ROE가 낮아지고 PER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지표가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KTF 이전이 단점만 갖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KTF가 코스닥시장에서 1등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지수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날 거래소 이전 기대감에 힘입어 6%가량 오른 2만8백원에 마감됐지만 현재 KTF주가는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으로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임승원 코스닥증권시장 서비스팀장은 "KTF가 거래소로 옮겨감으로써 스타지수를 비롯한 코스닥지수의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TF로 인한 지수왜곡현상이 사라지면 각종 펀드들을 코스닥 주요 종목에 대한 편입비율을 그만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TF가 거래소로 옮겨가면 인터넷 대장주인 NHN은 명실상부한 시가총액 1위에 오르게 된다. KTF가 빠져 나간 자리를 채울 새로운 스타종목(30개)에는 휴대폰 부품업체인 파워로직스가 선정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