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파이컴 피에스케이 우수씨엔에스 등은 올들어 3·4분기까지 매출이 작년 연간 규모를 이미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비 및 투자 위축이 국내 경제 전반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적 급증 기업은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을수 있다"고 전했다. 2일 코스닥증권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휴대폰 등 경기가 살아있는 업종 선두기업 중심으로 3분기 누적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와 TFT-LCD 관련업체는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장비발주가 본격화되고 있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컴은 올 3분기까지 1백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작년 연간 매출(1백72억원)을 초과한 것이다. 이러한 실적 성장은 국내와 대만 업체에 대한 LCD 장비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연말과 내년 초로 갈수록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LG필립스LCD로부터 수주한 63억원 규모의 LCD검사장비를 비롯해 이달과 내달 중 예상되는 국내외 추가 수주물량이 내년 1,2분기 매출로 잡힐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피에스케이는 올 3분기까지 매출이 1백45억원 내외로 작년 연간치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12라인 투자로 감광액 제거기(애숴) 공급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에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동부전자에도 장비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3분기(40억원)보다 더 많은 70억∼80억원의 매출을 기대했다. 이를 통해 올해 전체 2백30억원 매출에 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증권은 피에스케이의 내년 실적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원텔레콤은 3분기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작년 전체 수출보다 소폭 많은 3억3천5백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1% 증가한 규모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이런 성장은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문제가 해결되면서 중국 수출이 3분기에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굴뚝' 업체 중에서는 인선이엔티와 우수씨엔에스가 3분기 말 현재 작년 실적을 넘어섰다. 수도권 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는 청계고가도로 철거사업까지 수행하면서 3분기 누적 매출이 2백55억원으로 작년 연간치(2백53억원)를 추월했다. 일본에 니트 의류를 수출하고 있는 우수씨엔에스는 경쟁업체가 문을 닫은 데다 일본 중저가 의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까지의 매출(2백71억원)이 작년 전체보다 23% 웃돌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시즌이 돌아온 만큼 실적이 크게 좋아진 기업을 발굴,해당 종목 주식을 먼저 선취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