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신작 온라인게임 '리니지Ⅱ'가 침체에 빠진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리니지Ⅱ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구형 PC의 교체 수요가 늘고 게임산업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13일 리니지Ⅱ가 일반에 공개된지 5일 만에 동시접속자가 4만5천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공개 첫날 동시접속자 수 3만6천명을 기록해 서비스 4시간 만에 서버를 늘린 뒤 지속적으로 서버를 확충하고 있다. 최근 공개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한빛소프트의 '탄트라', 액토즈소프트의 'A3'보다 2∼3배 가량 많은 접속자 수를 나타내고 있다. 가입자 수는 예약가입자 17만명을 포함해 50만명에 이르렀다. 이 회사 김화선 부사장은 "리니지Ⅱ 이용자가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며 "연말까지 동시접속자 수가 10만명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니지Ⅱ의 인기 폭발로 PC 그래픽카드 등 하드웨어 업체들은 '리니지Ⅱ 특수'에 들뜬 분위기다. 기존 온라인게임과 달리 PC방이나 일반 가정에 보급된 구형 PC로는 리니지Ⅱ의 화려한 3차원 그래픽을 생생하게 즐길 수 없어 게이머들이 서둘러 고성능 PC를 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C업계 관계자는 "국내 2만4천여개 PC방에 보급된 1백만대 가량의 PC중 20% 정도만 리니지Ⅱ의 최소 요구사양을 갖춘 PC"라며 "리니지Ⅱ의 인기로 신형 PC 구매 수요가 최소 10만대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Ⅱ의 마케팅 전략으로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등과 손잡고 고성능 '리니지Ⅱ PC'를 PC방과 일반 가정을 상대로 저가인 85만원대에보급키로 했다. 증권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책임연구원은 "리니지Ⅱ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게임성과 그래픽을 갖췄다"며 "엔씨소프트가 '제2의 성장'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15만2천원에서 20만6천원으로 높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비스 초기 이용자들이 대거 몰렸다가 한달도 안돼 동시접속자 수가 절반으로 내려앉는 사례가 빈번한 데다 리니지Ⅱ의 경우 고성능 PC를 갖춰야 생생한 입체영상을 즐길수 있어 이용자가 조기에 급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