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기업도 만만치 않게 쏟아졌다. 흑자로 돌아섰거나 매출액.순이익이 급증했다 하더라도 영업이익도 제대로 못낸 기업들이 많은데다 전년도 실적부진에 따른 상대적인 현상으로 실적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오는 기업도 적지 않다. 흑자전환 기업중에서는 법정관리나 화의상태에 있으면서 영업이익을 못내고 채권단의 채무탕감에 따른 채무면제이익으로 흑자를 기록한 회사들이 많다. 흑자전환사 75개사 가운데 영업적자 기록 회사는 캔디글로벌미디어, 삼익악기, 휴넥스, 아남전자, 두레에어메탈, 세양선박, 삼성제약공업, 영풍, 다우기술, 대한화섬 등 10개사다. 흑자전환사 가운데 순익규모(1천222억원)가 가장 큰 쌍용은 채무면제이익 덕분에 흑자를 기록했고 캔디글로벌미디어도 영업적자를 이어갔지만 채무면제익에 힘입어 1천146억원 순이익을 냈다. 휴넥스도 영업순손익이 116억원 적자로 돌아선 반면 회사정리계획 인가로 채무면제이익이 발생하면서 671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증가율(1만2천696%) 1위 기업인 삼립식품의 경우 채무면제에 따른 특별이익으로 49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233억원 경상적자를 이어갔고 영업이익은 88.9% 감소한 18억원에 그쳤다. 또 순이익이 1만%이상 증가한 일성건설도 15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등 외형만 성장한 기업도 있다. 매출액 증가율(3,035%)이 가장 높은 태성기공은 영업.경상.당기순손익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영업이익도 제대로 못내면서 외형만 성장하거나, 채무면제 이익 등으로 순이익이 급증한 종목들이 많다"며 "이들 종목의 경우 향후 영업전망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