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강타한 로또 열풍이 증권가에도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1등 당첨금이 7백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맨과 투자자들 사이에 로또와 관련한 온갖 루머와 공략 작전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 모 증권사 직원이 로또에 당첨됐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기도 하고 로또펀드를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직장인은 물론 주부들 사이에도 최대 화제로 떠오른 로또복권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증권시장을 순식간에 점령한 셈이다. 증권가에 나도는 로또 관련 신조어와 풍속도를 알아본다. ◆ 새해에는 운수대통하세요 =증권가의 새해 인사가 바뀌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보다 "새해에는 운수대통하세요" 또는 "인생역전하세요"라는 인사말이 더 유행하고 있다. ◆ 증시 자금이 로또복권으로 옮겨 간다 =최근 증시 침체는 고객예탁금 등 증시 주변 자금이 로또복권 구입 자금으로 빠졌기 때문이라는 야릇한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7조8천7백1억원에 달했던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30일 7조7천9백27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로또복권으로 얼마나 빠져 나갔는지는 미지수. ◆ 다음주 월요일 결근자는 로또 당첨자 =로또복권은 매주 토요일 당첨자를 정한다. 이 때문에 오는 월요일인 10일 결근하는 사람은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첨됐으니 회사에 출근할 이유가 없다는 것. 실제로 지난 3일 D증권의 모 대리가 로또복권으로 거액에 당첨됐다는 루머가 돌았다. ◆ 로또에 당첨되면 서울 명동으로 가자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더라도 거액의 상금을 그대로 받을 수 없다. 세금으로 30% 가량을 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복권에 당첨되면 명동 사채시장에 가서 1등 복권을 할인해 파는 것이 최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상속세를 피하거나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채시장에서 할인하는 것이 실제 수령액보다 키우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 원금 보장형 로또펀드 등장하나 =은행의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을 압도할 만한 상품이 바로 로또펀드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칭 '로또 연동 예금펀드'다. 투자 원금의 96%를 안전한 국공채에 투자해 원금을 보장(4%대 이자율을 감안)한다. 나머지 4%를 로또복권에 투자해 대박을 노린다는 것. 그러나 복권은 유가증권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법상 펀드 운용 대상이 될 수 없다. ◆ 로또 당첨금으로 증권사도 살 수 있다 =로또복권 1등 상금이 7백억원대 이상으로 불어나자 이 정도면 웬만한 중형 증권사를 살 수 있는 돈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로또를 둘러싼 증권맨의 말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