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외국인은 1천억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우며 종합주가지수를 500선대로 주저앉혔다. 원화강세의 여파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관련주에 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낙폭이 컸던 통신 관련주와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일부 전기·가스주에만 소폭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설 이후 증시도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지난주 부시 미국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예고됐듯이 극적인 타결이 없는 한 2월 한달은 전세계가 본격적으로 이라크전쟁의 위험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속적인 원화강세와 세계적인 민간소비 위축을 가져와 수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고유가와 더불어 한국기업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주말 불거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으로 자칫 외국인의 투자기피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외국인은 약화되고 있는 경제 펀더멘털의 우려속에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저울질하면서 단기 매매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하반기 이후 증가하기 시작한 외국인의 매매비중도 이러한 추세를 방증하고 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