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프로그램매수.' 23일 증시는 이 두가지 요소로 판세가 결정났다. SK텔레콤 주가는 2년9개월 만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SK텔레콤 충격으로 기관과 외국인은 대형주를 집중 매도했다. 3천억원어치의 프로그램매수가 아니었으면 종합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프로그램매수로 인한 지수변동은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수가 보합권에 머물렀어도 체감지수는 급강하하고 있다. 때마침 CJ의 과징금 납부문제가 드러나면서 국내기업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종합주가지수는 보합권을 지켰지만 주가가 지난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종목이 1백개가 넘었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하한가로 떨어진 대표주=SK텔레콤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면서 이날 하룻동안 시가총액 2조3천억원이 사라졌다. 증시는 한국의 대표주가 하루아침에 하한가로 떨어졌다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K텔레콤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한 원인은 두가지다. 작년 4분기중 이 회사는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5천3백35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했다는 것과 올해 총 투자규모를 당초 밝힌 것보다 1조원 가량 많은 2조4천9백억원을 쓰겠다고 발표한 점이다. 현대증권 서용원 연구원은 "설비투자 확대로 SK텔레콤의 올해 잉여현금은 당초 예상치인 2조1천억원보다 1조원 줄어든 1조1천억∼1조2천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잉여현금의 30%를 자사주 소각이나 현금배당 등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쓰겠다던 방침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격을 일제히 하향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시 불거진 정책리스크=SK텔레콤의 투자규모 확대 방침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 압력이나 시장점유율 축소 요구는 물론 최근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등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압력에 대한 반발성격이 강하다는 것.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은 "번호이동성제도 등 후발사업자 지원성격의 정부 정책이나 상시적인 요금인하 압력 등은 SK텔레콤 경영진의 이익창출 의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시장전체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KMW 등 코스닥의 일부 종목은 SK텔레콤의 투자확대 소식으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책리스크가 부각됐다는 점에서 시장전체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현대증권 서 연구원은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주현.박민하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