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조원을 연중 지속적으로 시장에 투입할 생각이다. 1-2년 단위의 평가시스템을 3년으로 고쳐 장기투자에 모범을 보이겠다" 조국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은 시장에 중립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겠다"며 "주식을 살때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않기 위해 연중 고르게 나눠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주식투자규모는 간접투자(아웃소싱)만기도래 분을 포함해 4조원.조국준 본부장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1~2년 단위로 있는 주식운용 평가시스템을 3년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한미은행 자금운용실장 출신으로 지난 10월 공채를 통해 선발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증권업계에선 내년 초 국민연금의 자금 집행에 대한 기대가 높다. "국민연금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는 곤란하다. 주가 폭락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4조원의 자금을 매달 일정하게 나눠 투자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적절한 주식투자 비중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시장 규모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대략 시가총액의 5% 정도가 적절하다고 본다. 노후대비 저축인 국민연금의 경우 자금스케줄상 연금 지급을 위해 2034년 이후부터 유가증권 등을 팔아야 한다. 이때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면 시가총액의 5%를 넘으면 곤란하다. 현 시가총액이 2백7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투자 규모를 13조원까지 늘려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현재 5조원인 주식투자 규모는 내년 말 8조∼9조원에 이를 것이다." -채권투자도 아웃소싱(위탁운용)할 것인가. "주식은 자문사 투신사 등 전문 자산운용기관에 위탁운용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채권쪽은 아웃소싱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국민연금의 채권투자는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만기보유 전략이 기본이다. 따라서 외부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할 이유가 없다. 내년에는 국공채 A+등급 이상 회사채 외에도 은행이 발행한 1년짜리 금융채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도 증시를 어떻게 보나. "단기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단기 성과에 연연해하지 않을 생각이다. 장기투자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손절매(loss cut) 제도도 대폭 손질해야 된다. 시장 전체가 떨어질 때는 종목 손절매는 바람직하지 않다. 손절매 기준을 절대수익률이 아니라 상대수익률로 바꿀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에 대해 우려의 지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국민연금의 자산은 매년 20조원 이상 늘어나 2034년엔 6백80조원이 된다. 모두 채권으로 굴릴 수 없다. 6%짜리 채권에 복리로 투자하면 12년 뒤에 배로 늘어나고 24년 후엔 4배가 된다. 주식은 24년 동안 10배의 수익률이 날 것이란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