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29년과 1987년의 주가 대폭락이 일어난,전통적으로 증시와는 악연이었던 10월이 올 들어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4일간 세계 주요 증시는 10여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13%, 독일 증시의 DAX 30 지수는 17%가 각각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이제 장기간에 걸친 증시불황이 마침내 끝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주가는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제전문 시사주간지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심지어 미국의 S&P 500 지수가 지난 74년말 바닥에서 6개월만에 40%가 상승했고 지난 82년초 바닥에서는 3개월만에 이만큼 올랐던 전례, 또 런던증시는 75년초 불황이 끝나고 단 2개월만에 2배로 뛰기도 했던 사례와 비슷한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증권전략가 애비 조지프 코언은 앞으로 1년간 S&P 500 지수가바닥에서 5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증시불황이 끝났다는 주장의 근거는 지난주까지 S&P 500 지수가 정점에서 50%하락, 지난 73-74년 불황 때보다도 더 떨어졌고 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폭으로떨어졌다는 점. 더욱이 현재 세계경제 상황은 세계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고물가)에 묶여있던 지난 70년대보다 견실하기 때문에 당시에 주가가 강한 회복세를보였다면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70년대는 물가가 두자릿수로 올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잡지는지적했다. 실질기준으로 주가 하락폭이 당시보다 작고 또 물가가 낮다는 사실은 절대적인 기준으로 공정한 가격을 회복하기에는 주가가 더 하락해야 함을 의미한다고설명했다. 주가회복론의 또 다른 근거는 주가가 현재 공정한 가격에 근접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카제노브의 에릭 노러건이 추세수익률을 이용해 산출한 경기순환 조정치주가수익률(PER)은 지난주 17로 떨어졌으며 이는 지난 90-95년 거품 이전기간의 평균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74년과 82년 불황 장 모두 주가수익률이 8 미만으로떨어졌었다. 따라서 주가는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더욱이 미국 경제가 이중하강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기업투자가 7분기 연속 감소한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는 계속되고 있으나미시간대학교가 조사하는 소비자 신뢰도는 주가하락의 영향을 일부 반영, 이달 초 10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 소비자 신뢰도는 다시 높아질 것이나 반대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 경기회복세는 정체상태에 빠지고 주가는 손쉽게 추가하락할 것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또 일부 투자가들은 최근의 급 등락이 불황 장이 끝날 것임을 보여주는 조짐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잡지는 말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11일까지 15일 연속 1% 이상 오르거나 내렸다. 이는 60여년만에 가장 오래 급등락이 계속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급등락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50년, 74년, 87년에 각각 있었고 이후 6개월간 20% 정도의 주가상승이 이어졌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30년대에는 이같은 급등락이 더욱 흔했었고 항상 주가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졌었다는 점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 주가가 더는 과대평가돼 있지 않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장기전망은 그리 밝지못하다고 잡지는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이윤에 달려있고 이윤이 지난 90년대처럼 명목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른 속도로 영원히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 앞으로 10년간의 실질 수익률은 지난 93-96년 4년 간의 연평균 수익률 25%에비해서는 크게 낮은 5%에 불과할 것이라고 잡지는 전망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지난 90년대는 사상 최대의 호황 장세였고 현재는가장 극심한 불황 장세. 주가는 앞으로 더 떨어질지 모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