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경영자들의 재무제표 인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마감됐다. 이에 따라 증시신뢰감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탈 없이 지나간 재무제표 인증=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회계장부의 정확성을 직접 인증토록 통보받은 대기업 6백95개사의 경영진 중 90%가 인증서를 제출했다. 로이터통신은 SEC가 이날 오후 5시30분 인증서 접수를 마감한 후 자체 분석을 통해 "6백2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인증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5일간의 마감연장을 요청할 수 있어 최종집계는 수일이 지나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급등세=이날 '인증과정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날 금리인하 불발로 하락했던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나스닥은 5.12% 상승했고 다우지수도 3.08% 오르며 8,700선을 가볍게 회복했다. 이는 15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다. 미 증시 급등을 기술적인 반등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월가에서는 회계부정을 인정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인증서 제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기업수익을 추적하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의 척 힐 소장은 "이번 '인증작업'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으나 아무 문제없이 끝났다는 점에서 Y2K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마감시한 못 지킨 기업은=당초 예상했던 회사들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 'CEO 인증'을 만든 당사자인 월드컴을 비롯해 퀘스트커뮤니케이션 옴니컴 아델피아 등 분식회계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기업들과 다이너지 릴라이언트에너지 CMS에너지 니코르에너지 등 에너지업체들이 인증을 하지않았다. ◆신뢰회복 출발점될까=하비 피트 SEC 위원장은 엔론과 월드컴 등 부정회계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자 지난 6월27일 연간 매출 12억달러가 넘는 9백42개사 CEO와 CFO에 재무제표 정확성을 보증하는 서류를 제출토록 지시했다. 이중 6월말 결산법인인 6백95개사가 14일까지 인증서를 제출토록 통보받았고 대부분이 이를 지켰다. 회계연도가 다른 대상 기업들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인증서를 내야 한다. 대부분 월가 전문가들은 인증서제출이 증시신뢰를 회복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