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 경영진 내 갈등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 김지수 감사측이 오상수 사장을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오 사장이 김 감사 등 기존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의 판결과 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어느 한 쪽은 회사를 떠나야 할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오 사장은 7일 "김 감사의 검찰 고발은 미국 다이얼패드사의 사장을 시켜주지 않은 데 대한 보복이자 공갈협박"이라며 "변호사와 논의한 후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에서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받는대로 주주들을 설득해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감사측은 "1999년 11월 말 오 사장이 미국 자회사인 다이얼패드의 지분율을 실제 48%가 아닌 56%로 허위공시했다"며 오 사장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김 감사측은 "허위공시와 더불어 오 사장이 다이얼패드 지분매입 과정에서 이중계약을 맺어 새롬기술에 1천3백만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새롬기술이 1999년 10월 이스트게이트캐피털로부터 다이얼패드 주식 13만주를 주당 62센트에 매입키로 계약했으나 4개월 뒤인 2000년 2월 주당 1백달러에 다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김 감사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오 사장은 "공시 당시 실제 지분율은 56%이기 때문에 허위공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오 사장은 다만 이중계약 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다. 김 감사측은 또 "오 사장이 다이얼패드 관련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새롬기술에 1백만주의 자사주를 출연키로 약속했으나 현재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 사장은 이에 대해 "주식 1백만주 출연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사측은 NHN 지분매입과 관련해서도 오 사장이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새롬기술이 2000년 5월 NHN지분 5.6%를 주당 8만2천원에 매입했으나 NHN 자회사인 서치솔루션은 9일 후 주당 2천6백원에 NHN지분을 사들였다는 것. 김 감사측은 "새롬기술의 신인도 추락과 수익성 악화가 오 사장의 독단적 경영에 따른 경영실패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오 사장측은 "인터넷전화 등 신사업에 투자한 후 IT경기의 위축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것일뿐"이라는 반응이다. 새롬기술의 주가는 이달 2일 경영권 분쟁이 외부로 알려진 이후 4천8백10원에서 7일 5천9백80원까지 24.3%나 뛰어올랐다. 증권사 시황담당자들은 "투자자들이 오상수 사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의 개편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준동·김형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