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문의 황금분할과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간판주인 삼성전자의 강점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반도체 D램과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정보통신(휴대폰), 디지털 가전사업 등 사업구조의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져 있어 한쪽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쪽이 보완해주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업부문간 상호 연관성이 높은 점도 '시너지' 효과를 키워 주고 있다. 이같은 황금분할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는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2.4분기 D램 가격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호전 추세를 이어간 것도 이런 사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IT(정보기술) 업체중 최고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T 업황의 회복속도가 기대 만큼 빠르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효율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에서도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업체인 미국의 인텔과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전문 업체인 노키아보다도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더 높다는 것이 이미 상반기 실적을 통해 검증됐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D램 가격 약세로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한 제품구성과 높은 평균 판매단가로 지난해 경쟁업체들의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유일하게 D램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냈다"며 "하반기 D램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는 오히려 대규모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D램 경기의 불황이 지속된다면 업계에는 추가 구조조정이 일어나 하이닉스반도체 인피니온 엘피다 등 대형 업체중 최소한 1개 이상이 사업을 포기하고 일본과 대만의 군소업체도 상당수 퇴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반적인 IT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쟁업체와 비교해 연구개발 설비투자 현금창출 수익성 원가경쟁력 등에서 뛰어나 전세계 IT 종목중 가장 안전한 주식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이 증시에서 우려하는 것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각각 9조9천9백31억원, 1조8천2백26억원, 6천95억원으로 추정했다. 교보증권은 "3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 하락률이 7.3%로 당초 예상치인 10% 수준보다 줄어들 것"이라면서 "해외 전환사채 물량이 수급에 부담이 되지만 하반기에 5천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인 만큼 주가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민후식 IT팀장은 "반도체 영업환경이 3.4분기까지는 부진하겠지만 4.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3.4분기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편입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릴린치증권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투자기관들도 삼성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