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가시거리’가 극히 제한되고 있다. 돌발 악재와 단기 수급 균열 따라 급락, 가격메리트가 발생한 만큼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와 모멘텀 공백에 이어 펀더멘털 우려가 짙어져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 상승과 하락에 각각의 중심을 둔 이 같은 전망은 그러나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다. 뉴욕증시 등 해외 변수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단기 반등이 기대되지만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지선 설정과 외부 환경 변화에 주목하면서 6월 결산법인 배당관련주, 2/4분기 실적 개선주 등으로 관심범위를 좁히는 선별적인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현대증권 엄준호 선임연구원은 “외부 악재가 지속됐음에도 급락세가 진정된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증폭된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급락 시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반등의 선두, 2/4분기 실적주 = 악재가 만발한 뉴욕증시를 나락으로 이끈 촉매는 주요 기술주의 기업실적 전망 하향조정이다. 당분간 뉴욕증시는 잇따라 발표되는 기업실적 발표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도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차별을 보이는 국내 기업의 양호한 실적개선 추세임을 고려하면 무차별적인 급락은 우량 실적주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적주의 경우 강력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추세전환 시 선두에 설 가능성이 높다. 또 경기회복이나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개선추세의 연속성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담을 덜어준다. 교보증권은 2/4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호남석유, 한미약품, POSCO, 삼영전자, 삼성전기, 광전자, LG건설, 데이콤 등이 투자유망하다고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전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교보증권은 추정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에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며 “추가적인 악재에도 선방할 수 있는 2/4분기 실적주 위주로 저가매수가 유입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목표수익률 낮추고, 배당관련주 = 주가 조정이 두 달 동안 이어지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관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섣부른 예단으로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추세를 확인한 뒤 가담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가 조정기에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배당관련주. 배당관련주는 배당이라는 확정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주가 상승 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주목받는 테마. 사상 초저금리 시대에 목표수익률을 낮추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배당기준일이 임박한 6월 결산법인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6월 결산법인의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삼성증권은 6월 결산법인 중 배당투자 유망종목으로 남한제지우, 삼양사우, 세원정공, 삼양사, 삼양제넥스우, 영풍제지, 남한제지, 비비안, 대한제분, 신민저축은행 삼일인포마인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은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고 추정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인 업체 중지난 3/4분기까지 적자 또는 실적이 크게 악화된 기업을 제외해서 선정했다.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선물운용팀장은 “배당수익률, 실적추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만 약세장에 배당주만한 대안이 없다”며 “배당수익률이 6%를 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이하인 종목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