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악재가 겹쳤다. 1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노조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에 돌입,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원화 강세로 환차익 규모가 급감하고 있으며 디젤 차량인 싼타페,트라제XG의 판매도 7월부터 중단되는 등 반갑지 않은 일이 잇따르고 있다. ◆노사분규 = 현대차 노사는 지난 11일까지 16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벌였으나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고 노조는 쟁의발생 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요구는 임금 12만8천880원 인상, 순이익 30% 배분, 97년 성과금 지급 등인 반면 회사는 임금 7만7천800원 및 각종 수당 1만2천200원 인상과 성과금 200% 및협상 타결 일시금 100만원 지급, 97년 성과금 전액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 회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면 9천여억원의 재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1.4분기 순이익이 5천86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는 환차익과 특소세 인하 때문이었으며 2.4분기 이후 환차익이 감소하고 특소세가 환원되는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파업시 시간당 손실이 375대(47억원)에 달하고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4일까지의 잔업 거부와 부분파업으로 1만8천621대(2천371억원)의 생산차질이 생겼으며 월드컵 기간 파업으로 대외 이미지도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상 최대 이익이 조합원 노력으로 달성된 만큼 조합원에게 주주와 같은 비율인 30%의 순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17일까지 주.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고 18일에는 주간 6시간, 야간 8시간으로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원화 강세 = 현대차는 1.4분기 20만2천702대를 수출해 20억9천50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순이익 상당부분은 해외매출분에서 발생한 환차익이었다. 그러나 환율이 3월말 1천322원에서 12일 현재 1천225원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1.4분기 해외매출분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3월말 2조7천688억원에서 현재 2조5천600억원으로 2천88억원 줄어든다. 즉 달러당 100원이 떨어지면 현대차 매출은 곧바로 2천억원 이상 줄어드는 셈.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달 4만5천162대를 북미시장에 수출했는데 1.4분기 때보다한달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아직은 원화 강세에 따른 원가부담분을 해외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않지만 결국 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가격을 불가피하게 올려야 하고 일본차와의 경쟁에서 그만큼 불리해진다"고 설명했다. ◆디젤차 판매 금지 = 다음달부터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강화돼 디젤 차량인 싼타페와 트라제XG의 판매를 중단해야 하며 현대차는 월 1천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를예상하고 있다. 디젤 승용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여부에 대한 각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와 업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동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합의 도출 및 판매 재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싼타페의 미국시장 주문이 3개월 이상 밀려있어 내수물량을 수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지만 내수용이 대부분 디젤 엔진인 반면 수출 차량은 가솔린 모델인데다 노조가 파업중이어서 수출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