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연일 급락함에 따라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를 사들이는 등 하락 속도 조절에 나섰다. 기업들은 원화가치 상승분을 수출가격(달러표시)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워 수출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원 떨어진 1천2백53원60전에 마감됐다. 지난해 2월28일(1천2백50원80전) 이후 약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달 12일(1천3백32원)에 비해 6.3%(78원40전) 절상된 것으로 엔.달러 절상폭(5.0%)보다도 1.3%포인트 높다. 이와 관련,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환율 하락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개입할 뜻이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장끝 무렵 재경부가 '구두 시장 개입'에 나섰고 산업.수출입 등 국책은행이 5천만달러 정도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아직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이라고 보긴 어렵고 환율 하락 속도 조절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날 5천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발행해 시장 개입시 필요한 자금을 추가 확보했다. 외평채는 올들어 △1월 5천억원 △2월 7천억원 △3월 5천억원 등 총 2조2천억원어치가 발행됐으며 현재 가용 규모는 1조9천억원(약 15억달러)이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경쟁국 통화의 동반 하락으로 수출에 큰 문제는 없지만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환율 하락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수진.유영석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