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의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전망과 투자의견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10일 주가지수 영향력이 절대적인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비해 7.73% 급락한 33만4천원으로 마감했다. 낙폭은 지난해 12월 10일 8.29%를 기록한 이래 최대치다. 삼성전자 주가가 추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도 큰 폭으로 떨어져 82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UBS워버그증권의 담당 애널리스트인 조너선 더튼은 이날 D램 현물가격 약세에 따른 실적부진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두 단계나 내린 '보유'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워버그증권은 앞서 지난달초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단말기 및 메모리 반도체 매출증가 등을 예상해 목표주가를 이전에 비해 34%나 올린 50만원으로 책정하고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로 제시한바 있다. 워버그증권은 그러나 D램가의 급락세가 이어지자 D램 평균 판매가격 추정치를 올해 3.1달러, 내년에는 1.7달러 수준으로 낮춰 잡고 삼성전자의 올해 단말기 출하량도 보조금 금지 정책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워버그증권 창구를 통해 전날 1천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매물이 나온데 이어 이날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우량주에 대한 펀드 청산 성격의 매물이 쏟아졌다고 증시 분석가들은 말했다. 소시에떼제너럴증권도 이날 장중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8조430억원에서 7조8천194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45만원을 제시했다. 이달초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28메가(16Mx8 133㎒) SD램은 개당 평균 2.80달러에 거래되면서 5개월만에 처음으로 2달러선으로 내려왔으며, 256메가(16Mx16 133㎒)SD램과 128메가 DDR의 약세도 계속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9일 아시아현물시장에서 128메가 SD램은 9%나 급락해 1.90~2.60달러(평균가 2.20달러)선에 거래되면서 2달러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러한 D램가 약세를 삼성전자의 수익성과 목표주가에 아직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2.4분기 D램 매출액은 10.5%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올해 사상 최대의 수익성을 감안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도 61만원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삼성증권은 D램가격과 미국 정보통신(IT)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달성한 1.4분기 사상최대의 실적을 반영해 주당순이익 추정치를 올려잡고 목표주가를 72만원으로 상향한바 있다. 또 대우증권도 같은달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62만원으로 올려잡았으며 미래에셋과 동원증권은 각 65만원과 58만원으로 제시했고,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목표주가를 63만원으로 책정했었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D램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12개월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62만원을 높이고 투자의견을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년간 한국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분석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워버그증권의 조너선 더튼이 이번에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함으로써 주가의 폭락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더튼은 2000년 초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적극 매수'로 상향해 같은해 6월께 삼성전자 주가를 38만8천원까지 끌어올렸다가 이후 투자등급을 `보유'로 하향 조정해 같은해 10월 13만6천500원으로 폭락했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J는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질대로 낮아져 추가 매물은 없을 것"이라며 "저가 메리트를 안고 있는만큼 적정주가를 50만∼60만원선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D램가가 약세이지만 휴대전화와 TFT-LCD쪽 회복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우려하는 만큼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