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1천280원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인 1천278.2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율이 1천250∼1천26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은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회복기에 접어든 수출에 또다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약세현상이다. 4월말 달러화는 3월말에 비해 엔화에 대해 3.2%, 유로화에 대해 3.27%, 싱가포르달러에 대해 1.44%씩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에 대해서는 3월말 1천325.9원에서 4월말 1천294원으로 약 2.6%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 원인은 ...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해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작년 4.1%에서 0.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도 작년 4분기 6.1% 증가에서 1분기 3.1% 증가하는데 그쳤고 의외로 높았던 1분기 GDP 성장률도 기업의 재고확충 수요와방위비 지출 등 정부지출에 힘입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 속도가 지연될 것이라는심증을 굳혀주고 있다. 여기에다 중동사태에 따른 유가불안, 일본경제의 바닥권 탈출에 따른 기대감이 확산돼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으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제회복이 견실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게 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달러약세 얼마나 지속될까 ... 미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의구심은 미국 경제의 회복은 이뤄지되 1분기 같은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냐는데서 비롯된 것인 만큼 중기적으로 달러화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미국 정책 당국도 달러화 폭락으로 인한 투자자금의 이탈, 주가 및 채권가격 하락을 원치 않을 것인 만큼 달러 급락을 용인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외환 당국도 경기회복이 확실치 않은 가운데 달러약세로 인한 엔화강세를 용인할 수 없는 입장으로 관측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외국투자은행 보고서를 인용, 앞으로 3개월까지는 현재 수준으로 환율이 유지되나 6개월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화 수준은 ... 은행권 딜러들은 대부분 달러당 1천250-1천26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평균환율(1천290원)에다 경상수지 흑자,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향상 등으로 원화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외환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천270-1천280원대에서 저지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작년 평균환율(1천290원)에 비해 30원가량 떨어져 1천260원선까지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은행 자금실 관계자도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인 만큼 올 3분기까지 달러당 1천2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품질개선과 신규시장 창출 등 수요를 늘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